1조 공모펀드 매니저들 "하반기 시장 기·대 하라"

입력 2023-07-02 18:01   수정 2023-07-10 20:25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상하면서 공모펀드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도 1조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굴리는 ‘매머드’ 펀드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확고한 투자 원칙을 세우면서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이들 펀드의 책임운용역들에게 올 하반기 시장 전망을 물었다. 상반기가 일부 종목 중심의 테마주 장세였다면, 하반기엔 실적을 앞세운 대형주가 주도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전기차와 반도체 등 대형 기술주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하는 가운데 철강, 조선 등 경기 민감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철강·조선 등 산업재 주목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펀드를 2017년 출시부터 이끌어 오고 있는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수석은 하반기 시장에 대해 “금리 인상 중단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며 성장주와 기술주의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종목으로는 “업종 측면에선 산업재와 헬스케어, 자유소비재, 테마 측면에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전기차”라고 했다.

황 수석은 특히 산업재 내에서도 철강, 조선업종을 유망하게 봤다. 조선업종은 환경규제로 10년 이상의 긴 선대 교체 사이클에 걸렸고, 철강업종은 중국 부동산 부양 기대감에 따른 철광석 가격 반등이 기대된다는 논리에서다. 황 수석의 얘기를 흘려들을 수 없는 건 그가 국내에서 테슬라의 성장성을 가장 빨리 내다본 펀드매니저기 때문이다.

황 수석은 “2017년 무렵 테슬라에 투자한다고 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욕을 먹기가 일쑤였다”며 “당시 상당수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가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테슬라에 대해 “여전히 좋은 기업이지만 좋은 기업이라고 항상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며 “테슬라와 연관 있는 밸류체인 기업 중 아직 저평가된 곳들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전기차업종에 대해선 “그동안의 실적 우려가 완화되며 전기차 등 자유 소비재업종 전반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리스크 헤지하려면 달러·원자재 분산 투자
2018년부터 신영밸류고배당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김화진 신영자산운용 배당가치본부장도 하반기 대형 성장주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반기 쏠림현상 속에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적은 테마 종목 위주로 수급이 움직였다면, 하반기에는 대형주들의 실적 지표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망 종목을 묻자 경기민감, 턴어라운드 업종을 조심스럽게 꼽았다. 김 본부장은 “하반기에도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 등 불확실한 요인은 많다”면서도 “서서히 통제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내년 개선될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면 경기민감주나 턴어라운드 주식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 책임운용역인 김정욱 연금전략본부장은 대형 성장주를 유망하다고 보면서도 경기 전망에 대해선 앞선 두 사람과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 둘 다 높게 유지되는 상황이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선 대형주,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유리하다는 게 김 본부장의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시장이 예상치 못하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에 대해 헤지(위험 회피)를 안 할 수는 없다”며 “대형주 위주로 담되,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달러와 금, 원자재 등의 비중도 일부분은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 성과 얻으려면 ETF보다 공모펀드
투자자들이 ETF가 아닌 공모펀드에 투자할 만한 매력이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3명의 펀드매니저가 모두 “예스”라고 답했다. 황 수석은 비용 측면에서도 공모펀드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ETF 매매 빈도가 높아지면 총수수료가 더 많아질 수 있고, 일부 ETF 상품은 공모펀드보다 수수료가 더 비싸다”고 말했다.

김화진 본부장은 “액티브 펀드는 구조적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하고, 배당 수익과 함께 자본차익도 함께 추구할 수 있다”며 액티브 펀드의 장점을 강조했다. 김정욱 본부장도 “개별 ETF의 성과가 실제 고객의 성과로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며 “단타성 투자를 위한 편의성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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